“릴라씨를 만나다” 2
“릴라씨를 만나다” 2
이 인터뷰는 가상으로 만들어진 잡지인 정글보그(JungleVogue)의 캐릭터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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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라의 프로페셔널함을 잊은 채 보아왔다.
마치 릴라의 성이 고씨인 것을 오늘에야 알게된 것처럼.
2019년작 노래하는 릴라
“릴라씨를 만나다” 인터뷰는 1, 2, 후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2020 ZIMION™
바나나(마트배송, 가격몰름)
“꽃미남고객님, 꽃미남고객님~주문하신 버눼너밀크와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립니다. 꽃미남고객님, 꽃미남고객님 주문하신 버눼너밀크와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카운터로 오시면 됩니다~”
[정글걸] 릴라씨가 미리 주문해둔 것이었다. 릴라씨는 물끄러미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매장 방송에서는 음료를 주문한 꽃미남을 찾고있었음에도. 꿋꿋하게 창밖을 보는 릴라씨를 보곤 내가 음료를 찾으러 가야한다는 것을 직감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문한 음료를 가지러 갔다. 미리 주문해두었다고해서 계산이 되어있을줄 알았는데 계산을 해야했다. 그래서 릴라씨를 돌아보았다. 릴라씨는 나와 눈이 마주치더니 황급히 다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귀여웠다.
[정글걸] 말을 어떻게 하실 수 있게 됐는지 궁금해요.
[정글걸] 릴라씨는 고대 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문양이 음각으로 어지로이 새겨진 커다랗고 두툼한 석판을 테이블 위로 꺼내놓았다.
[정글걸] 어머, 이걸로 배우셨나봐요?
[정글걸] 순간 릴라씨는 나를 바라보며 눈두덩이바이브레이션을 했다.
[정글걸] (당황) 왜…왜 그런 눈으로 저를 바라보시는거죠?
[정글걸] ♬바쁘다바뻐라뻐라아이이이~~음~음~음~♬
Billie Eilish “my boy” 노래 중에서
[정글걸] 바빠서인지 고민이 됐다. 그때 릴라씨가 고대 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문양이 음각으로 새겨진 석판에 구워먹으면 맛있다는 듯 엄지를 척 들어올렸다. 뜻하지 않게 저녁약속을 하게됐다.
[정글걸] 그럼 인터뷰 끝나고 고대 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문양이 음각으로 새겨진 석판에 고기를 구워먹어볼까요? 그나저나 말을 어떻게 하실 수 있게 됐는지 궁금해요.
[정글걸]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면 말을 배울 때 하셨던 것처럼 노래와 율동을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
[정글걸] 잠시 고민을 하던 릴라씨는 조그마한 잔에 쭈욱 내민 입술을 서서히 가져다대어 조심스럽게 버눼너밀크 한모금을 입술에 적시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글걸] 그러고보니 저도 어디선가 본 듯한 율동이긴 하네요.
[정글걸] 리듬에 맞춰 왼쪽, 오른쪽으로 스텝을 옮기며 박수를 치는 동작. 어디선가 본 동작이었다. 부끄럽지만 저 정도라면 나도 할 수 있을 듯 하여 자리에서 일어나 리듬에 나를 맡겨보기로 했다. 리듬에 나를 맡겼을 뿐인데 어느새 바나나가 내 손에 들려있었다.
[정글걸] ♬아예아예아예아예아예♬
EXID “아예(Ah Yeah)” 노래 중에서
김원준 “나에게 떠나는 여행” 노래 중에서
[릴라] (짝짝짝짝짝) 부라보~부라보~제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춤사위군요. (짝짝짝짝짝) 그럼 이제 출출한데 저녁식사하러 가실까요?[정글걸] 잠깐 움직였을 뿐인데 배에서는 꼬로록대는 소리가 났다. 급기야 저너머 다른 이들에게까지 그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저녁 식사를 약속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릴라씨와 나는 고대 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문양이 음각으로 새겨진 석판에 고기를 구워먹었다. 그때 릴라씨가 한 말이 아직도 또렷이 기억에 남아있다.
“릴라씨를 만나다”는 후기에서 계속됩니다.
정글걸 기자